사이보그(Cyborg)의 정확한 의미를 알고 계신가요? 사이보그는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와 오거니즘(Organism)의 합성어로, 사람이나 동물 같은 유기체와 기계의 결합을 의미하는데요. 흔히 사이보그라고 하면 가제트나 소머즈, 아이언맨 같은 강하고 이질적인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는 심박조절기나 인슐린 주입기를 몸에 이식한 사람, 청각 보조를 위해 보청기를 사용하거나 인공와우 삽입 수술을 받은 사람도 사이보그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이 책에 나오는 유나의 할머니는 목 아래로 모두 기계의 몸을 한 사이보그입니다. 어릴 적 유나를 교통사고로부터 지키며 큰 부상을 입어 기계로 몸 대부분을 대체하게 됐지요. 사고 이후 자기를 과보호하고 사소한 일마다 간섭하는 할머니가 불편하기만 한 유나. 유나는 곧 화성으로 파견을 가는 엄마 때문에 집을 떠나 할머니와 지내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의 기계부품이 고장나서 기계 따위를 수리해준다는 '황 박사'를 만나며 유나의 방학은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미래에 인간의 몸을 기계로 대체할 수 있다 해도, 최신형 기계를 살 돈이 없는 사람에게 친절한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시, 청각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사람이나 이동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신체적 결손, 장애를 가진 사람 등 이러한 고민은 비단 미래에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기술은 어디까지나 인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유나와 할머니, 그리고 황 박사의 이야기를 통해 넌지시 전하는 따뜻한 동화입니다. SF 장르에 가볍게 입문하고 싶은 분들, 가슴 따뜻한 이야기와 성장 서사를 즐겨 읽으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