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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 가난

일인칭 가난

  • 저자 안온
  • 출판사 도서출판 마티
  • 출판년도 2023년
  • 청구기호 WG 334.21-ㅇ218ㅇ
  • 책위치 2층 종합자료실
  • 주제 사회과학
  • 분류 사서추천도서
1997년생, 20대의 저자가 진솔히 써내려간 일인칭의 가난 이야기.

가난이라는 소재는 다루기가 어렵다. 제도적 관점에서 바라본 가난과 타자화된 가난, 저자와 같이 '일인칭'의 입장에 있는 이들이 겪는 가난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어느 입장에서 보는지에 따라 가난을 다룬 글은 값싼 동정이 되기도, 냉정한 선 긋기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저자는 책의 서두에 스스로가 가난을 대표할 수는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 그리고 그가 겪은 가난을 그저 일인칭의 시점에서 덤덤히 서술한다.

주택공사 아파트에 살며 방학에 나누어준 우유급식을 부끄러워하던 초등학교 시절, 개천의 용이 되기 위해 공부에만 매달리던 학창시절과 학부와 석사 과정을 거치며 학원 강사로 자리잡은 현 시점에 이르기까지. 가난하기에 감내해야만 했던 것들과 가난하기에 포기해야만 했던 것들은 가난을 다루는 뉴스에서, 그리고 '개천의 용'이라며 성공을 글로 풀어쓰는 이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눅진한 절망과 체념의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저자가 이 글을 쓴 의도는 무엇일까? 자신의 가난을 전시하고 동정받기 위함은 결코 아닐 것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다른 누군가가 일인칭의 가난을 이어서 쓸" 것을 바라고, "빈곤 계측 모델로는 잡히지 않는 일인칭의 쟁쟁한 목소리들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남들에게 쉬이 털어놓을 수 없는, 종결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의 수많은 가난. 어느 누구의 가난도 아닌 '일인칭'의 가난들이 모여 서로의 삶의 모습을 이해하게 될 때, 진정 가난을 이해하고 더 나은 앞날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20대, 청년, 여성인 저자가 이야기하는 가난을 이해하고 싶은 분들, 제도적 관점에서 다룬 가난이 아닌 가난 속에 살아온, 기어코 살아낸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분들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책 속 한 문장
"2,000원이면 샀을 번개탄으로 죽은 아빠와 죽지 않고 입원해 월 80만 원짜리 치료를 받았을 아빠 중 내게 더 깊은 가난을 안겨줬을 아빠는 누구일까." - 120p 「자살 생존자」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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