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
책으로 여는 미래, 미래를 여는 문 양원숲속도서관
테스터 (이희영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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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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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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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년도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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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기호
YM0000049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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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위치
2층 1318채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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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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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사서추천도서
<페인트> 이희영 작가가 선사하는 매력적인 YA-SF 소설.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 이희영 작가의 <페인트> 등 YA(Young Adult; 청소년과 청년을 주된 대상으로 한 소설)라는 장르가 점차 주목받는 상황에서, 이희영 작가가 새로운 SF 소설로 돌아왔다.
이야기는 과거 오방새라고 불렸다는 레인보우 버드에 대한 가상의 설화로부터 시작한다. 오방새는 오색으로 빛나는 찬란한 깃털색으로 유명했으나, 그만큼이나 접근하는 이들에게 퍼뜨리는 괴질로 악명 또한 높았다. 달 관광과 화성 관광이 상품화되고 화성 테라포밍을 통한 거주 지역 개발이 진행되는 미래, 관광 상품으로써 레인보우 버드를 복구하고자 하는 이들에 의해 문헌에만 남아 있던 의문의 질병이 다시 깨어난다.
소설 전반을 이끌어가는 화자는 색소결핍증으로 햇빛을 쬐면 피부가 부어오르는 소년 '마오'이다. 레인보우 버드에게서 유래한 병을 앓으며 격리된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마오에게는 간간이 찾아오는 '진솔'과 병원에서 만나는 '이 선생님', 그리고 할아버지 정도가 세상의 전부이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릴 적부터 그를 괴롭혀 온 RB 바이러스와 나을 줄 모르는 색소결핍증에 고통받는 마오의 앞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하라'가 나타나며 전개는 점차 긴장감을 더해간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의 줄거리를 읽어나가다 보면, RB 바이러스로 인해 격리된 삶을 사는 마오와 하라의 모습에서 코로나 시대, 사회적 거리두기로 힘든 일상을 보낸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 이상이다. RB 바이러스라는 출구 없는 미로, 그 답을 찾기 위해 이용되는 '테스터'는 누구인지에 대한 긴장감. 배경이 되는 화성 테라포밍의 수혜자를 통해 이야기하는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지위, 권력에 의한 경계.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계의 안과 밖이 뒤집히는 순간 밝혀지는 과학과 자본, 인간의 이기심의 민낯까지.
YA 소설은 주로 청소년에서 청년기의 초입을 맞이한 인물이 서술자가 되기에 관계나 심리를 다루는 작품이 주를 이룬다. 그렇기에 쉽게 읽을 수 있는, 재미있으면서 적당한 감동-혹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장르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테스터>는 재밌고 쉽게 읽을 수 있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 소설 속에 투영된 사회의 현실이 그저 가볍지만은 않은,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청소년기 후반, 고등학생쯤 되는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책 속 한 문장>
과학기술의 발전과 진화가 불러 올 부작용을 걱정하면서도, 그 편리함에 취해 사는 게 인간이었다. 인공장기와 인공피부를 만드는 것도 모자라, 인간과 똑같은 장기와 피부를 지닌 동물까지 태어나게 하고 있었다. - 221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