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이 시작되고 엄마는 은하, 우주 자매를 위해 다락에서 낡은 비닐 수영장을 꺼내와 마당 한가운데에 놓는다. 수돗가 호스를 통해 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빵빵해진 비닐 수영장은 이제 보랏빛 통통한 공룡 수영장이 된다. 신나게 공룡 수영장에 뛰어드는 자매, 하지만 지나가던 동네 친구 태영이 형제가 찬물을 끼얹는다.
“너희 시시하게 그게 뭐냐? 우린 저번에 워터 파크 다녀왔다!”
한 번도 워터 파크에 가 보지 못한 은아 자매는 순식간에 김이 빠지고 가 보지 못한 워터 파크를 상상하며 애써 자존심을 지키듯 더 빠르게 발장구를 친다. 그러다 동네 개 태풍이 때문에 공룡 수영장에 들어오게 된 태영이 형제!
공룡 수영장에서 함께 놀게 된 네 아이는 즐거운 ‘여름 방학 첫날’을 보내게 된다.
《풍덩, 공룡 수영장》에는 물장구치기, 포도 따 먹기, 호스로 물 뿌리기, 수박씨 뱉기, 옥수수 따기, 우산 돌리기 등 자연이 제공하거나 집에서 흔히 보는 소품을 이용한 놀이들이 등장한다. 얼핏 심심해 보이는 소박한 놀이들이지만 네 명의 아이들에겐 승부욕으로 불타기도, 쉴 새 없이 웃음을 터트리게도 만드는 즐거운 장치들이다. 마지막 부분에 워터 파크에서 갑자기 물을 쏟아내는 물탱크와 소나기를 담은 구름들을 비교하는 아이들 모습에서는 차별하지 않고 자그마한 풀에도 물을 골고루 뿌려 주는 자연의 너그러운 마음을 깨닫게 해 준다.
‘여름’의 풍경이 매 장면마다 담겨, 이야기와 그림만으로도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풍덩, 공룡 수영장》.
이 그림책은 어린이 독자들과 어른 독자들 모두에게 시원한 소나기 같은 상쾌함과 청량함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