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개’를 붙여 욕하는 소리를 들은 개, 못생겼다고 놀림 받은 개, 늙은 개, 서러운 개도 있었어요. 개들은 나쁘고, 화나고, 슬픈 감정을 안고 욕탕 안으로 들어갔어요. 얼룩 개는 샴푸를 짜서 머리를 문질렀어요. 나쁜 생각들을 깨끗이 지우려는 듯 마구 문질렀지요. 그리고 가득 일어난 거품을 물로 씻어 냈어요. 털북숭이 개는 낮에 들은 나쁜 말을 거울에 썼어요. 그리고 샤워기로 물을 뿌려 지웠어요. 각자 몸을 씻은 개들이 나란히 앉더니, 서로의 등을 밀기 시작했어요.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 다독여주듯 상대의 등을 어루만졌지요. 개들의 어두웠던 얼굴들이 차츰 밝아지기 시작했어요. 깨끗해진 몸처럼 미움이 잔뜩 꼈던 마음도 씻긴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