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상봉도서관은 한용운 작품에 깃든 시대적 저항 정신과 근대 문학적 정서를 통해 자유, 평등, 사랑의 보편적 가치를 널리 전하고자 한용운 큐레이션을 준비하였습니다.
한용운(1879-1944)은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를 살아간 시인이자 승려이며 독립운동가로, 그의 삶은 문학과 신앙 그리고 조국의 독립을 향한 열망이 하나 된 치열한 여정이었습니다.
중랑상봉도서관 종합자료실에 오셔서 여러 작품에 스며있는 그의 맑고 단단한 정신을 마주하시기 바랍니다.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 중생이 석가의 님이라면 철학은 칸트의 님이다. 장미화의 님이 봄비라면 마찌니의 님은 이태리다. 님은 내가 사랑할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하느니라.
연애가 자유라면 님도 자유일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이름 좋은 자유에 알뜰한 구속을 받지 않느냐. 너에게도 님이 있느냐. 있다면 님이 아니라 너의 그림자니라.
나는 해 저문 벌판에서 돌아가는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 양이 기루어서 이 시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