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한 밤, 노랗고 둥근 달빛이 부엌에 내려앉았어요. 부엌에 있던 음식 친구들이 모두 잠에 빠져 있을 때 놀기 좋아하는 송이버섯만 눈이 말똥말똥했어요. “나랑 씨름할 친구, 여기 여기 붙어라!” 송이버섯은 참지 못하고 친구들을 깨웠어요. 곤히 자고 있던 친구들은 갑작스러운 송이버섯의 제안에 불평을 늘어놓았지만, 너 나 할 것 없이 놀이 장소로 모였어요. 그렇게 음식 친구들은 눈밭에서 사정없이 구르고, 노란 웅덩이에서 물장구를 치고, 기름 사이를 미끄러지며 밤새 신나게 놀았어요. 한참 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음식 친구들이 노릇노릇하고 맛깔스러운 전들로 변해 있는 게 아니겠어요? 음식 친구들이 신나게 노는 사이에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