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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절에 버리러

엄마를 절에 버리러

  • 저자 이서수
  • 출판사 자음과모음
  • 출판년도 2023년
  • 청구기호 WG 813.7-ㅇ755ㅇ
  • 책위치 2층 종합자료실
  • 주제 문학
  • 분류 사서추천도서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이서수 작가가 '엄마'의 면면을 분절로 나누어 숨겨 놓은 엄마, 그리고 딸 이야기.

<엄마를 절에 버리러>라는 표제작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는 패륜의 이야기인가? 하는 궁금증이 앞섰다. 서로를 부양하고 부양되는 모녀의 모습을 담은 세 편의 소설, 그리고 이서수 작가의 에세이를 담은 소설집이라는 출판사 설명에는 각각의 단편이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고개를 갸웃하게 됐다.

병환으로 몸져누운 아버지와 간병으로 발이 묶인 어머니, 두 사람을 부양하며 고군분투하는 '나'의 이야기를 담은 <엄마를 절에 버리러>는 아프다. '나'는 아버지를 원망했으나 그의 죽음까지 그를 부양했고, 간병에 치여 직장과 생활의 이중고를 느끼게 하는 어머니에게 애증의 감정을 품었으나 스스로를 절에 버리려는 어머니를 차마 떠밀지도, 말리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 감정의 간극에서 선연히 보이는 것은 서로를 향한 사랑이다.

직장과 로맨스 판타지 작가 일을 병행하며 엄마를 부양하는 ‘나’와 어느 날 한 여성이 반인반수가 되는 소설을 쓰는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암 늑대 김수련의 사랑>은 귀엽다. 생계를 위해 퇴근 후 글을 쓰지만, 이는 사실 '나'에게 있어서는 어릴 적부터 꿈꾸던 일이다. 차츰 늘어나는 소설의 수입이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 엄마가 쓰는 소설 속 이야기가 신경 쓰이기도 한다. 살아온 동네,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 같아서. 그리고 그 안의 사랑이 무엇일까 해서. 어설프고 투박할지언정 예상처럼 흘러가지는 않는 엄마의 이야기에 '나'는 말한다. "엄마, 이 소설 끝까지 써 봐." 그리고 그 여정을 엄마와 함께한다.

코로나가 일파만파 퍼져나가는 시기, 확진된 가족과의 자가격리로 엄마와 단 둘이 모텔 살이를 하게 된 '서한지'의 이야기 <있잖아요 비밀이에요>는 씁쓸하다. 앞선 두 얘기보다 보다 현실적이고, 그렇기에 더욱 와닿는다. 1박에 8만원이라는 에어비앤비 숙박료에 허름한 모텔을 선택하고, 어색한 사이인 직장동료의 너스레에 불편한 거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가족 간의 이야기는 결국 돈으로 귀결되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놓지는 않는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시기, 엄마와 딸을 소재로 쓴 이서수 작가의 세 편의 단편은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있다. 가족을 절대적 가치로 숭상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족의 해체 같은 급진적 주장을 하지도 않는다. 그저 덤덤히, 주어진 삶을 살아가며 주어진 만큼을 얻고자 하는 이들의 삶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아픈 맛, 귀여운 맛, 씁쓸한 맛이 공존하고 어느 이야기에도 돈 얘기가 빠지는 일은 없지만, 그렇기에 더욱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군상극에 걸맞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엄마와 딸의 이야기,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 가족의 이야기, 나아가 서로를 돌보는 모든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엄마를 절에 버리러 간 '나'는 과연 성공적으로 엄마를 버리고 돌아왔을까? 엄마의 소설 속, 어느 날 암 늑대가 된 김수련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허름한 모텔에서 일주일을 보낸 모녀는 성공적으로 일상에 돌아갈 수 있을까? 그 답이 궁금하다면, 그리고 자그마한 미소와 함께 우리 동네 어딘가에 함께할 법한 엄마와 딸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꼭 한 번쯤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참고로, 앞선 소설들만큼이나 이서수 저자의 에세이 <무지개떡처럼>도 무척 재미있다!

책 속 한 문장
"불편하면 오히려 더 잘해주게 될 때가 있다. 무언가를 과도하게 의식하면, 그것을 가리려고 그것과 관련된 과도한 행동을 할 때가 있다." - 128p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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