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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서평> 프레디쿠스

작성자 김묘선 작성일 2020.09.27. 15:39:23 조회수 2,972
프레디쿠스(임영익, 클라우드나인, 2019)

알파고 사건 이후에 머신러닝, 딥러닝이란 말이 종종 신문에 실리곤 했는데, 이 말을 볼 때마다 '기계가 학습을 한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 신문이나 사전, 인터넷 검색에 나오는 정의나 설명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던 차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이 책 '프레디쿠스'를 보게 되었다.
먼저 궁금증을 일으켰던 제목 '프레디쿠스'는 아마도 저자가 지었을 '렉스 프레디쿠스'라는 가상 프로그램의 이름이다. 표지에는 키워드 '딥러닝', '예측기계', '메타 인공지능' 등 꽤 어려운 첨단기술 용어들이 등장해서 잠깐 긴장을 했는데, 책의 앞머리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 이혼법정에 선 두 변호사의 치열한 공방을 중계하는 듯한 섬세한 묘사는 마치 소설의 한 장면을 읽고 있는 것 같은 재미를 주었다. 게다가 이혼 이야기라니. 기계와는 어울리지 않는 너무 현실적인 소재여서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같다.

그런데 무엇보다 더 이 책에 강한 관심을 불어넣은 것은 바로 프롤로그다. 저자는 인공지능을 말하기에 앞서 뜬금없이 '제3의 욕망'이라는 미래 예측 본능을 말한다. 컴퓨터와 욕망이라니. 이것 역시 너무나 부자연스러운 연결 아닌가. 그러나 저자의 말을 들어보면 누구라도 설득될 것이다. 저자의 말을 내 말로 풀어 옮기면 이렇다.

"앞일을 알거나 예측하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의 지성이 만들어내는 허상처럼 보이지만 움직이는 모든 생명체의 실존적 속성이다. 자연의 세계에는 엄연히 법칙과 패턴이 존재하고 과학과 수학을 통해 그것을 밝혀내고 이해하며 응용까지 할 수 있다. 그러나 내 마음을 내가 모르듯 인간의 세계에는 법칙이나 패턴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런데 이에 대한 정보나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나름의 법칙과 패턴이 (마치 물속에 잠겨있던 부산물이 물위로 떠오르듯) 나타났고 인간의 눈에 띄기 시작했다. 때마침 등장한 빅데이터와 컴퓨터 발전에 힘입어 인간은 예측 본능을 대신 실현해줄 새로운 매체를 만들어냈는데, 이것이 바로 예측 지능을 탑재한 인공지능이다. ... 한편 인공지능은 가짜 지능이지만 우리의 진짜 지능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아. 정말 멋진 말이다. 인공지능을 탄생시킨 인간의 위대한 원동력은 결국 '호기심'.
또 정말 의미심장한 말이다. '가짜는 진짜를 보여주는 거울' 너무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말.

참. 책을 읽고 정말 궁금했던 것을 알게 됐는데, 바로 '기계학습'의 비밀이다. 한마디로 기계의 '학습'이란 사람이 무엇을 배우거나 익힌다는 의미의 학습이 아니라 '수학과 컴퓨터가 혼합된 정교한 계산과정'이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가장 쉬운 예로 자동판매기를 들 수 있다. 자판기는 사람이 돈을 넣고(입력), 원하는 음료의 버튼을 누르면(알고리즘), 맨 아래 반환기에 그 음료가 '쿵' 하며 떨어진다(출력). 이것을 머신러닝에 비유하면, 사람이 (원하는 음료의 특징을 알려주는) 데이터를 입력하면 기계가 (사람이 원하는 음료일 거라고 추정하는) 음료의 버튼을 눌러 (사람이 원하는)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다. 또 딥러닝에 비유하면, 사람이 데이터를 입력하지 않고(특징을 알려주지 않고) 사람이 보여준 음성이나 이미지, 또는 자체에 축적된 데이터(평소 자신이 컴퓨터에서 검색하거나 주문한 음료 데이터)를 통해 (이후 과정은 머신러닝과 똑같이) 버튼을 누르고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다.

저자 분이 너무 책을 잘 쓰셔서 '아. 나도 기술과학 책을 볼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긴다. 또 인문과 과학이 정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고, 다방면 독서가 주는 유익도 얻었다. 그건 바로 '고정관념의 파괴' '생각의 확장' '새로운 질문'. 이 분 책이 또 있을까... 검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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